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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볼] 8회초, 팀 스피어스. 야구는 나를 버려야 한다.
위클리이닝 | 2011-10-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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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묻는다. 왜 야구를 시작하게 되었느냐고. 야구를 시작하게 된 것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생각해보면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경민 고등학교 친구들이 중심이 되었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사실 그 때는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공은 둥글고, 야구는 모른다.” 막연히 야구를 좋아했던 어린 시절, ‘팀 스피어스’라는 팀에서 뛸 것이라고 과연 생각이나 했겠는가. 내가 감독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당연히 할 수 없었다.

(시민유빠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양팀이 인사를 하고 있다. 우측의 푸른색 유니폼이 팀 스피어스. 사진-하이트볼 챔피언십 조직위원회)

이름부터 무엇이라고 정해야할지 몰랐던 팀, 그 팀원들이 지금까지 왔다. 지금은 누군가에게 우리 팀이 왜 생겼고, 어떻게 생겼는지 묻는다면, “둥글게, 둥글게 가자.”는 의미로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실제로, 팀원들끼리 둥글게 지내왔다.

야구에 미친 우리들, 1년에 거의 180게임 넘게 뛰었다. 프로야구 선수들보다 많은 게임 숫자다. 왜 이렇게 야구에 열광하는지 묻는다면, 사실 ‘좋아서’라는 말을 가장 먼저 말한다. 그 이외에는 어떤 답을 사실 내기가 어려웠다.

눈 오는 날, 크리스마스에도 야구하는 이들이 있다고 하던데, 우리가 딱 그랬다. 비오는 날 빼고, 추석 내내, 하루에 3게임도 많이 뛰어봤다. 달력 주말에는 오늘 2게임, 3게임이라고 적혀있는 시간이 많았다. 주말에 약속을 잡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 그 날은 야구를 하는 날이고, 야구와 함께하는 날이다.

그래서 우리 중에서는 노총각들이 많다. 나이가 마흔셋, 마흔넷 정도가 되는데, (웃음) 여자친구 없는 친구들은 쭉 없어왔다. 물론 있는 친구들도 있지만, 없는 친구들의 경우가 그렇다. 예전에 팀원 중 한 명에게 왜 여자친구를 만나지 않냐고 물은 적이 있다. “형, 우리 스피어스에요. 무슨 말씀이세요.”라는 농담섞인 이야기가 돌아왔다. 생각해보니, 그럴 수 있겠다. 고개를 끄덕인다.

하이트볼 챔피언십에서 맥 없이 무너졌다. 다시 질문이 돌아온다. “일 년에 180게임 뛰신다면서요.” 사실 우리는 지금 이 경기력을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핑계를 대자면 전국대회 출전은 10년만에 처음이었다. 그래서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지적, 동감한다. 10년간의 시간을 우물 안에서 보냈다면, 이제는 도약의 시간으로 삼으려고 한다.

사실 정말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야구를 통해 우리는 지금도 꿈과 희망을 얻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하이트볼 챔피언십으로 인해, 우리 팀과 내 자신이 목표가 생겼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더 잘해야겠다는 의지, 더 단합해야겠다는 희망, 그리고 목표. 우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소중한 부분을 또 하나 배웠다. 어떻게 보면, 돈 주고 살 수 없는, 단순한 경험만으로 채울 수 없는 큰 자산이 되리라 믿는다.

개인적으로 야구팀 중에 두산을 좋아한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야구장에 왔었는데, 당시 나는 창단 회원이었단다. 새 중에 왕이라고 불렸던 불사조, 박철순을 좋아했고, 홍성흔을 좋아했다. 두산과 롯데 모두를 좋아하는 괴짜 팬이다.

사회인 야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은, 고르게 게임에 참여하자였다. 두산을 좋아했던 이유 중에 하나는 누구에게나 고른 기회, 그것으로 인한 무너지지 않는 팀웍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러다보니 감독 입장에서, 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다들 고르게 기용하고 싶었다. 팀원들 평균 타석을 맞추고, 평균 기용 시간을 맞춰주고 싶었다.

(공은 둥글고, 야구는 모른다. 스피어스는 다음을 기약한다. 패배자는 쳐진 어깨를 보이곤 하지만, 웃으며 돌아가는 스피어스. 야구 안에서 또 한 번 많은 것들을 배웠기 때문이다. 사진-하이트볼 챔피언십 조직위원회)

“1회에 수비 봤던 이들은 주전이 아니었어요. 주전이 아닌데 기용했고, 그 다음에 나온 주전 멤버들을 내보냈습니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큰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2011. 8. 15일 시민유빠스와의 게임을 앞두고) 

꼴등을 하더라도, 모두 실력을 키우자, 어떻게 보면 스피어스라는 팀이 버틸 수 있었던 기본 가치며, 우리의 야구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정말 모두의 기량이 올라가야 팀의 기량이 올라갈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그렇다.

아내와 아이들이 있다. 다시 내게 야구가 무엇이라고 묻는다면, 야구란 아내 같은 존재다라고 말한다. 일하면서도 자면서도 야구만 생각하며 살았다.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할 때처럼, 야구 역시 그런 존재다. 하이트볼 챔피언십을 하면서 추천팀으로 참여했다. 너무 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정말 운 좋게 합류했다.

들어오기가 너무 어려웠던 하이트볼 챔피언십. 추천수를 조금이라도 올리고자, (웃음) 정말 인맥이라는 인맥은 다 썼다. 주변에서는 “오랜만에 연락해서 추천해달라고 하냐.”며 웃어보였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스피어스의 가족들. 모두 고맙다라는 이야기를 끝으로 남긴다. 하이트볼 챔피언십에서 스피어스의 게임은 끝났지만, 우리 야구는 끝나지 않았다는 것, 기억해주길 바란다. 무적 스피어스, 파이팅.

스피어스 감독 나현재

[고남욱, nathan53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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