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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볼] 6회초, 챔피온스, 야구하기 좋은 날 in 하이트볼
위클리이닝 | 2011-09-22 12:01
농구 선수 서장훈은 원래 야구 선수였다고 한다. 하이트볼 챔피언십을 많이 도와주신 불세출의 대 투수 故 최동원 선수는 원래 축구를 하려고 했었다고 한다. 운동선수 중에서 처음부터 한 우물만 판 선수도 있겠지만, 아닌 경우도 상당히 많다. 대표적으로 해태의 송유석은 원래 창던지기 선수였다가 야구 선수로 전향했다. 그것도 제법 늦은 나이에. 하지만 운동은 운동이라는 범주에서는 같지만, 또 다르다. 야구와 축구를 같다고 할 수 있을까? 똑같은 투기 종목이라고 레슬링과 유도와 복싱과 태권도가 같은 종목이라고 우길 수 있을까?
 
 특정 종목의 팬이라면, 이런 상상은 해 봤을 것이다. “이 선수가 과연 내가 좋아하는 종목을 했다면?” 이를테면, 축구 팬이라면 미식축구 선수들이 축구를 했다면, 미국 축구의 성적에 대해 상상해 봤을 것이고, 야구팬이라면, 호날두나 메시가 야구를 했다면 어느 정도 성적을 거뒀을 지에 대해 상상해 봤을 것이다. 물론 전부 부질없는 가정이다. 애당초 그들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해 언급한다는 것은 한 때의 재미는 되겠지만, 그것일 뿐이다.
 
 물론 가끔 그런 상상을 실천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육상 창던지기의 전설적인 선수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체코의 얀 체레즈니는 실제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투수로 계약해 잠시 야구 선수로 뛴 적도 있었다. 유명한 마이클 조던은 1차 은퇴를 선언한 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뛰기도 했다. 물론 이 두 선수는 모두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하지만, 그런 상상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점이 재밌다.
 
 하이트볼 챔피언십에서도 그런 팀이 하나 있다. 챔피온스 클럽이다. 과거 한국을 대표해서 활약했던 운동선수들이 주축이 된 팀이다. 하지만 이들의 하이트볼 성적은 1회전 체신청과의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후, 2회전 한양캠프와의 경기에서 지면서 아쉽게 끝났다. 이 점만 보면, - 비록 모든 선수가 국가대표는 아니라고 하지만 - 뭔가 운동선수니까 다르지 않을까 했던 사람들에게는 ‘별거 아니네.’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할 수 있는 결과다. 
 
 그렇지만, 이들은 주어진 여건에서는 정말 최선을 다 했다. 빙상 스타로 이 팀의 주전인 제갈성렬의 말을 빌리자면, 여러 국제 대회 -단적으로 이들이 경기하던 시점에는 세계 레슬링 선수권이 열렸고, 대구 국제 육상 대회가 열리기 직전이었다.- 를 앞두고 해당 종목과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참석할 수 없었다는 악재가 있었다. 그럼에도 1회전을 이겼던 것은 물론 강한 팀 상대로 행운도 많이 따랐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평했다.
 
 운동선수의 특징, 혹은 운동선수와 가깝게 지내면 얻을 수 있는 특징은 승부욕과 집중력이다. 그들은 이기는 쾌감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뒷심이 강하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야구라는 종목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라서 한 분야의 전문가가 야구의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아무리 국가대표라고 해도 야구는 야구다. 즉, 그들도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다른 팀들에 비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다른 팀들처럼 구장 때문에 고민하고, 바쁜 일상 때문에 연습을 많이 못 하는 것도 똑같다. 그래서 경기 전, 선수들과의 직접 인터뷰는 포기했다. 승부를 앞둔 사람들에게 연습할 짧은 짬을 뺏을 수 없어서였다. 그들의 연습은 그대로 남겨두고, 대신 챔피온스 팀의 매니저 서은미씨와 인터뷰를 가졌다.
 
<1회전, 끝내기로 이길 때 장면. 지구력과 체력, 뒷심이 그들의 주특기다. 사진제공 - 하이트볼 챔피언십 조직위원회>
 
팀에 처음 들어오셨을 때와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
 
처음 들어왔을 때? 지금은 태릉선수촌에 계시는 오빠들이 많다. 하지만 내가 처음 왔을 때는 건대 학생들하고, 여기 있는 오빠들이 같이 있었다. 지금은 그 때 학생들이 많이 사회로 나가면서 선수촌에 있는 사람들 외에는 많이 못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 대신 태릉에 있는 오빠들이 많이 채워준다. 나 같은 경우는 아는 오빠들도 많아서 이 팀에 와서 연습하는 것도 재밌고, 보는 것도 재밌어서 따라 다니게 되었다.
 
선수 수급은 어떻게 하는지.
 
(제갈)성열 오빠 소개나, (박)세우 오빠 소개나, 복싱의 이훈 감독님이 다 태릉 쪽에 계신다. 야구가 재밌으니까 많이 소개하고 그런다. 특히 우리 팀에서 투수를 많이 보강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 출신도 물론이고, 그 외로도 주변의 지인 분들을 많이 데리고 온다.
 
연습은 어떻게 하는지.
 
다들 같이 연습하는 것은 많이 하고 싶어 하는데, 생각보다 많이 시간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태릉에서 오빠들끼리 남는 시간에 연습하거나, 경기 전에 대부분 많이 한다. 오늘 같은 경우도 사실 많이 빠졌다. 다른 대회가 겹쳐서 안 오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이)봉주 오빠나, (황)영조 오빠 같은 경우. 봉주 오빠는 정말 잘 한다.
 
선수 출신이라서 좀 다른 면이 보이는가.
 
집중력이나 체력은 좋아서 항상 뒷심이 강하다. 경기를 보다 보면, 늘 역전승이 항상 있다. 처음에는 감을 잘 못 잡아서 실수도 하지만, 경기마다 반전이 있다. 경기 후반부의 집중력이 좋다. 바빠서 연습은 잘 못하지만, 다들 집중력이 좋아서 실력은 어느 정도 따라잡을 수 있다. 연습이 많아지면, 실력은 급상승할 것 같다. 워낙 기본 운동 신경들이 있으신 분들이다. 특히 순발력이나 민첩성, 지구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치열한 승부의 현장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다. 그게 취미로 하는 야구에서도 보이는지.
 
승부욕 대단하다. 절대 지기 싫어한다.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바로 아우성이 심하게 나올 정도다. 경기 하는 거 보면 눈에 보일 거다. 눈에서 피가 날 정도로 뛴다. 워낙 운동을 좋아하던 사람들이라서 그런 마음가짐이 항상 기본으로 깔려 있다. 
 
근래 여자 야구도 하는 사람이 늘었다. 팀에 여자 국가대표들도 가입되었는지, 그리고 만일 직접 여자 국가대표 선수들이 야구를 한다면, 어느 정도 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일단 선수들 중 몇 명은 가입은 했는데, 직접 하지는 않는다. 장미란 선수 같은 분들은 행사 있을 때는 나오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나야 선배들도 다 알고, 또 야구를 보는 것을 좋아하니까 나오는 거고. 아무래도 운동을 하시니까, 기본 운동에 충실해야 하니 다들 쉽게 나오기는 어렵다.

여자 선수들이 야구를 한다면? 일단 실력은 좋을 거 같다. 운동선수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승부욕이 훨씬 더 강하다. 운동을 해서 뭔가 이뤘을 때의 성취감이라는 것을 더 많이 아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 보겠다는 욕심들이 더 많다. 전문적으로 한 것이 아니어도 더 잘 할 것 같다.  
 
<그들은 야구를 통해 야구 좋아하는 형, 동생이 되었습니다. - 하이트볼서 1장 1절 - 사진제공 : 하이트볼 챔피언십 조직위원회>
 
사회인 야구란 어느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즐기는 축제다. 정치인의 팬클럽도 있다. 회사원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서 한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때, 특별해 보이는 연예인들도, 혹은 챔피온스 팀과 같은 운동선수 출신도 있다. 그러나 그런 서로 다른 사람들도 야구장 안에서는 모두 평등해진다. 그것은 그들이 모두 야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날 경찰청 야구장에서 몸을 풀던 그들은 국가대표가 아니라, 야구를 좋아하는 그냥 아저씨들이었다. 너무나 평범했던 아저씨들. 아, 정정하자. 아저씨가 아니라 형, 오빠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야구를 한다. 어니 뱅크스가 팀 동료에게 했다는 말. “야구하기 정말 좋은 날이네. 우리 한 게임 더 하자!” 사회인 야구를 하는 사람들은 정말 이 말을 실천하고 있다. 좋은 장소도 없고, 가진 것은 열정뿐이지만, 그들은 한 게임이라도 더 하기 위해 오늘도 어딘가를 돌아다니며 연습하고, 시합을 한다. 그들의 직업이 뭐든 한 때 우리가 우러러 보던 영웅이던, 아니던 그건 상관없다. 그들이 그라운드에 설 때, 우리는 그들은 “동네 야구 좋아하는 형, 오빠”로 부르게 된다. 그게 사회인 야구가 가진 마력이다.
 
그렇게 그들도 그 마력에 빠져 시합을 했다. 하이트볼 챔피언십 2회전에서 졌지만, 또 할 거다. 야구하기 정말 좋은 날이니까.
 
[우선, silentyum07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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