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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베스트경기 --- 삼미 : 해태의 광주3연전
최형석 | 2010-05-13 11:55

83년 6월 2일, 김진영감독이 그라운드폭력사태로 구속수감되면서 졸지에 지휘자를 잃었던 삼미.

하지만 여전히 삼미는 중간성적 1위팀이었고 감독의 구속이후 이재환 대행체제아래 연승을 거두면서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습니다.

 

50경기중 12경기를 남은 상태에서 삼미의 성적은 24승 14패.

 

그에 반해 2위 해태는 14경기가 남은 현재 20승 1무 15패.

양팀간의 승차는 2.5경기.

 

지금의 기준에서 2.5경기가 그리 큰 차이는 아닐수도 있었지만 어차피 전기리그 우승팀을 가리고 후기부터 다시 시작되는 경기일정이라 전기 남은 경기수와 삼미의 안정된 전력을 감안하면 사실상 남은 기간내에 순위를 뒤집기는 쉽지않은 상황이었고 매스컴에서는 이제 조심스럽게 매직넘버를 계산하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2위 해태로서 한가닥 남은 기대는 우천으로 한경기가 미뤄지면서 열리게된 6월 7일~9일 양팀간의 마지막 3연전에서 모조리 승리를 쓸어담는 것뿐. (당시에는 2연전 시스템이었습니다.)

 

광주홈팬들의 열화같다못해 지나치게 극성맞았던 일방적 응원속에 양팀은 첫날 선발로 에이스들인 장명부와 이상윤을 내세웁니다.

4회 김성한의 안타로 1점을 해태가 먼저 선취하자 삼미는 7회초 주포 김진우가 1점홈런을 치면서 1-1로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는데 7회말 해태 김종모가 장명부로부터 다시 한점 앞서나가는 솔로홈런을 칩니다.

 

하지만 8회말 해태는 김성한의 2타점 적시타를 비롯한 연속안타로 지친 장명부를 두들겨 5-1로 점수차이를 벌이자 장명부는 승부를 포기하고 상대타자 김무종에게 빈볼을 던진후에 양팀의 벤치클리어링 위기속에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옵니다.

삼미의 후속투수 감사용의 추가실점으로 경기내내 숨가빴던 승부는 최종스코어 10-1로 싱겁게 끝나게 된 것이죠.

전기리그에서만 15승을 기록하게되는 해태 이상윤은 이날 장명부와의 매치를 완투승으로 이끌며 10승째를 채우게 됩니다.

 

양팀 승부의 기로가 되었던 2차전.

삼미에서는 2인로테이션(?)의 순번대로 임호균이 선발로 나오고 해태에서는 팀내 두번째 위상의 김용남이 나와야 했지만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차질을 빚게 됩니다.

재일교포 주동식의 투입이 예상되었지만 해태가 기습적으로 선택한 투수는 바로 김성한.

전년도 10승을 올리면서 투타겸업의 진수를 보여주었던 선수지만 2년째인 이 해에는 투수병행을 포기하면서 거의 등판기록이 없었는데(그때까지 1경기 1이닝 등판) 투수진의 공백속에서 해태는 비장의 카드로 그를 깜짝기용한 것입니다.

 

여기서 결과는 아무도 예상치못한 김성한의 5피안타 완봉.

이상윤처럼 빠른 쾌속구는 없었지만 절묘한 슬라이더와 제구력을 주무기로 했던 김성한은 상대적으로 우월한 타격능력으로 첫해이후 투수로서의 활동은 서서히 접게되지만 이렇게 중요한 시기마다 투수로 투입되어 그 역할을 충분히 했던 빼어난 투수였습니다.

 

사실 먼저 득점찬스를 잡은 쪽은 삼미였는데 4회초에 1사 1.2루에서 나온 최홍석의 중전안타때 센터 김일권이 기가막힌 홈송구로 2루주자를 홈에서 잡으면서 결정적인 선취득점기회를 날려먹게 됩니다.

 

이어진 4회말 해태는 전날도 균형을 깨는 결승홈런의 주인공 김종모가 승부를 가르는 2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대거 4득점, 최종스코어 5-0으로 힘겨운 삼미전에서 2연승을 달리게 됩니다.

 

이제 양팀간의 승차는 겨우 반게임.

삼미는 3차전에서 이틀만에 장명부를 다시 등판시키기 때문에 마지막 한경기라도 잡는다면 다시 승차를 벌일 수 있었고 해태는 앞선 2연전에서 아껴둔 주동식을 선발로 내세우면서 3연전 독식을 노립니다.

 

해태는 또다시 김종모가 2회말 선제타점을 올리는 안타를 치면서 2-0으로 앞서나가게 되는데, 장명부는 1회부터 타자대기석에 있던 김성한이 야유를 한다는 이유로 주심에게 항의를 하다가 감독대행인 이재환코치의 등을 떠밀면서 항의를 종용하는 볼쌍사나운 모습을 보여주더니 2회에는 해태의 백기성 3루코치의 목소리가 크다는 이유로 직접 3루근처까지 쫓아가 어필을 하고, 포수 김진우가 자신에게 리턴한 공이 조금 빗나가자 크게 신경질을 내는 모습에 이재환대행은 장명부를 2이닝만에 내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삼미는 전날 6이닝을 던진 임호균을 다시 내세워 나름대로 후속실점을 1점으로 막긴했지만 타선에서 주동식에게 단 한점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또다시 3-0 완봉을 당하고 맙니다.

 

이로서 광주대첩 이라고까지 표현되었던 이 3연전에서 해태는 삼미를 3연승으로 몰아붙이면서 이제 중간순위에서 오히려 반경기차이로 1위에 올라서게 됩니다.

기적의 3연승을 거둔 해태는 남은 11경기에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그 이후 단한번도 선두를 내주지않고 우승까지 골인을 하게 됩니다.

 

삼미로서는 뼈아픈 2위추락, 그리고 코치나 동료들을 무시하는 안하무인같은 행동을 보여주던 장명부가 그나마 그를 통제할 수 있었던 김진영감독의 부재속에 더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것이고.

 

해태는 세경기 모두 결승타를 치는 수훈을 세운 김종모가 비로소 김봉연, 김준환, 김성한이라는 기존 중심타선을 뚫고 해태의 새로운 간판타자가 된 것은 물론 장효조에 버금가는 천재타자로 불리게 되는 시발이기도 했습니다.

 

83년 시즌에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던 6월의 광주대첩.

그 해의 우승은 물론 80년대 승승장구하던 광주야구와 그 해에 반짝한 이후 80년대 후반까지 다시 만년약체로 추락하는 인천야구의 운명이 갈려져 버린 경기로 표현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높새바람 10-05-13 18:42
답변 삭제  
해태의 부흥과 삼미의 몰락을 가르는 계기 같습니다.
장명부는.. 사실 교포 출신으로 차별도 분명 있었겠지만, 적어도 팀의 리더로서 자리잡기에는 그릇이 모자랐다는 생각이 드네요.
삼미 팬들에게는 당연히 광주 악몽이겠군요.

그리고 김성한의 완봉은 진짜 놀랍네요.
ShineMore 10-05-17 00:25
답변 삭제  
잘 읽었습니다.
도대체 이런 걸 어떻게 다 기억하시는지.
저한테 \'2009년 시즌을 정리해봐라\' 시켜도 이렇게는 못 할거 같은데 말이죠..

김성한 선수는 진짜 신기한 사람인 거 같아요.
이번 WBC 때 김성한 전 감독이랑 이순철 전 감독이 나란히 걸어 나오는데
코치임에도 불구하고 포스들이 후덜덜하시더라구요.
최형석 10-05-23 10:28
답변 삭제  
저에게도 2009년을 정리하라고 하면 이렇게 못합니다.
큰 일화가 별로 없던 시절입니다.
야구를 소개하는 매체도 부족했구요. 한개뿐인 스포츠신문, 그리고 몇개의 종합잡지들에 나오는 얘기가 전부인 시절이라 그 시대를 기억하는 야구팬들의 기억을 거의 비슷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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